김무성 '성완종 정국' 해결사 역할…당·청 관계 변화 예고

입력 2015-04-21 22:15  

여론 악화되고 재·보선 패배 위기감 커지자
金대표 "李총리 버티기 어렵다" 靑·총리실에 전달
집권 3년차 朴정부, 국정 추진에 與 역할 커질 듯



[ 이정호 기자 ]
이완구 국무총리가 지난 20일 밤 전격 사의를 밝히면서 이 총리 거취 문제에 대한 야당의 공세는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20일 하루 동안 새누리당과 청와대, 이 총리 간 정치적 교감이 긴박하게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사진)가 해결사 역할을 맡아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총리 낙마 이후 기존 당청 관계가 당 중심으로 전환되고, 여당 내 ‘김무성 체제’가 더욱 공고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선거전 여론 악화가 결정적

새누리당 핵심 지도부의 기류가 ‘이 총리 조기 사퇴’ 쪽으로 기운 건 20일 오전이다. 김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는 서울 관악을선거사무소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이 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27일 이전에 이 총리가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전날까지?해도 지도부의 공식 입장은 “대통령이 귀국할 때까지 지켜보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언론보도를 통해 이 총리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간 200여차례의 전화통화 의혹이 제기되고, 당내 초·재선 의원들이 이 총리의 정치적 결단을 촉구하면서 지도부가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 총리의 말바꾸기 해명으로 국민 여론이 점점 더 악화되는 걸 가장 우려한 것 같다”며 “4·29 재·보궐선거의 참패를 막기 위해서라도 사전투표일(24~25일) 이전에 이 총리가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고위 회의 결과를 이날 낮 12시~오후 1시께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 총리 측에 각각 전달했다. 당의 사퇴 압박을 받은 이 총리도 스스로 사퇴 결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흔들림 없이 국정을 챙기겠다”는 이 총리가 이날에는 오후 5시 공관으로 일찍 퇴근하면서 총리실 안팎에선 “이 총리가 마음을 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김 대표는 21일 인천·강화을 국회의원 재선거 유세지원 중 기자들과 만나 “이게 다 역사에 기록으로 남을 일들인데 (이 총리가) 모양 좋게 본인의 결단으로 그만두는 모습이 되길 바랐다”며 “고뇌에 찬 결단에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당으로 무게중심 옮겨질 듯

이 총리의 조기 자진사퇴를 계기로 당청 간 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당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 대통령이 지난 16일 남미 순방 출국 직전 김 대표를 청와대로 불러 이 총리의 거취 문제 등 국정운영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것을 두고 정치권은 향후 당청 관계의 변화를 예고하는 상징적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집권 3년차에 접어든 박근혜 정부가 국정과제의 추진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집권여당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라며 “당청 관계의 무게추가 청와대에서 당으로 옮겨가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 취임 이후 진행돼왔던 당내 비(非)박근혜계 중심의 권력 재편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성완종 리스트’에 포함된 여권 인사가 대부분 친(親)박근혜계로 분류돼 당내에선 친박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친박 세력의 당내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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